아이폰 15 Pro를 사용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넘어가면서, 이제야 제대로 된 후기를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디자인이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새로운 소재인 티타늄이 적용됐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지만,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그보다 훨씬 다양했다. 배터리는 기대보다 나았을까? 카메라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직접 써보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아이폰 15 Pro의 배터리 성능, 기대했던 만큼일까?
아이폰을 사용할 때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배터리다. 전작인 아이폰 14 Pro도 배터리가 그렇게 오래 가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15 Pro에서 얼마나 개선되었을지가 궁금했다. 애플 발표에서는 전력 효율이 더 좋아졌다고 했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체감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큰 차이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전반적인 배터리 지속 시간은 14 Pro와 비교해 아주 살짝 나아진 정도다. 물론 배터리 수명이 하루 종일 가긴 하지만, 여전히 저녁쯤 되면 배터리 잔량이 신경 쓰이는 수준이다. 특히 화면을 120Hz로 고정해서 사용하거나, 유튜브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을 많이 하면 배터리 소모 속도가 빠르게 느껴졌다.
반면, 대기전력 관리가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다. 밤새 충전하지 않고 두었을 때 배터리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이 체감됐다.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5~6% 정도 줄어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2~3%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배터리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속 충전 속도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애플이 30W 충전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충전 속도는 여전히 경쟁사 대비 느린 편이다. 맥세이프 무선 충전도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라서, 급하게 충전해야 할 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카메라, 정말 차이가 느껴질까?
아이폰 15 Pro에서 가장 기대했던 부분 중 하나가 카메라였다. 새로운 48MP 센서와 개선된 사진 처리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찍어보면 어떤 느낌일까?
일단, 기본적인 사진 퀄리티는 확실히 좋아졌다. 특히 야간 촬영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는데, 노이즈가 확실히 줄었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느낌이다. 기존에도 아이폰 카메라는 야간 촬영이 괜찮았지만, 이번에는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인공지능 기반의 이미지 처리 덕분인지 색감이 약간 과장되었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광각 카메라는 기본적인 성능이 준수하지만, 초광각 카메라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왜곡이 조금 줄긴 했지만, 구석 부분의 디테일이 약간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또한 망원 렌즈는 여전히 3배 줌이지만, 프로 맥스 모델에서만 5배 줌이 지원된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3배 줌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만,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5배 또는 10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걸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영상 촬영 부분에서는 확실히 발전이 있었다. 특히 액션 모드가 훨씬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동작하며, 인물 모드 동영상도 배경 흐림 효과가 자연스러워졌다. 다만, 4K 60fps 촬영 시 발열이 심하게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장시간 촬영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촬영 중 발열이 심해지면 성능이 제한되거나, 화질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카메라는 확실히 발전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혁신적’인 변화는 아니다. 특히 일반적인 사용자 입장에서 아이폰 14 Pro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야간 촬영 개선이나 동영상 기능 향상을 고려하면, 사진이나 영상을 자주 촬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업그레이드 요소가 될 것 같다.